올라 서기(step up): 자잘한 일은 기계에 맡기고,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집중한다. 제약회사인 버그(Berg)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에 인공 지능을 활용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자를 뽑아주면, 연구원들이 살펴보는 방식이다. ‘올라 서기’를 추구하려면 많이 배워야 한다(long education). 전문성은 물론 종합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T자형 인재’가 좋은 예다. 기계를 잘 활용하면서, 기계가 하는 일을 직접 할 줄 알아야 한다.
비켜 서기(step aside):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아는 “대인관계 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간병인이나 코미디언뿐만 아니라 변호사나 건축가 등 전문직에게도 이 지능은 중요하다. ‘비켜 서기’를 골랐다면 자신의 강점 중 프로그래밍화될 수 없는 특성을 갈고닦아야 한다. IQ가 측정하지 못하는 특성이자, 교육 과정 대부분에서 간과되었던 특성이기도 하다.
들어 서기(step in): 벤 버냉키가 FRB 의장에서 퇴임 후 신청한 대출을 심사 시스템이 거절한 적이 있었다. 책 출판이나 강연 수입 등 기대 소득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들어 서기’는 기계의 처리 결과를 살펴보고, 오류를 수정하는 역할을 이야기한다. 극도로 자동화된 온라인 광고 체계의 오류에 대해 지적할 수 있는 건 사람뿐이다. 이는 기계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관찰력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좁혀 서기(step narrowly): 종이의 질감, 섬유 구조 등을 분석하는 종이 감별사라는 직업이 있다. 이 작업을 하는 인공 지능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시장의 규모가 작다. ‘좁혀 서기’를 추구하는 사람은 굉장히 전문적인 영역을 파고들어야 한다. ‘올라 서기’와는 정반대의 방향성이다. 해당 영역에서 큰 명성을 얻어야 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앞장 서기(step forward): 더 나은 인공 지능을 직접 만들어내는 전략이 ‘앞장 서기’이다. 아직 충족되지 않은 사람의 니즈를 파악하고, 프로그래밍화될 수 있는 영역을 정의하고 만들어내는 역할이다. 컴퓨터 공학, 인공 지능, 분석에 조예가 깊은 사람에게 가능한 전략이다.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외부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